실무자 면접과 임원 면접, 사실은 전혀 다른 시험이었다 (feat.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이 필요한 이유)


 요즘 채용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예전과는 결이 다른 하소연들이 부쩍 늘었더군요. "실무진 면접은 무난히 통과했는데 임원 면접에서 갑자기 떨어졌다"는 글들 말입니다. 최근 한 달 사이 대기업, 중견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실무자 면접과 임원 면접을 명확히 이원화된 관문으로 세팅하는 흐름이 눈에 띄게 굳어졌고, 채용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직무적합성과 조직적합성은 아예 다른 축으로, 서로 다른 면접관이 평가해야 한다"는 논의가 부쩍 활발해졌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면접 단계별 합격 전략을 실무자 면접용과 임원 면접용으로 나눠서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된 셈입니다. 저도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실무진 앞에서는 제 논리와 데이터가 먹혔는데, 정작 임원 앞에 앉으니 그 잘 짜인 논리가 오히려 겉돌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날 대기실 창가에 앉아 다음 면접을 기다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나는 같은 시험을 두 번 본다고 착각했던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실무자 면접과 임원 면접, 같은 질문 다른 정답이 갈리는 이유


실무자와 임원은 물리적으로 같은 회의실에 앉아 있어도 전혀 다른 렌즈로 지원자를 들여다봅니다. 실무자 면접에서 마주하는 사람은 "이 사람이 다음 주 월요일부터 내 옆자리에서 당장 일을 해낼 수 있는가"를 확인하려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질문이 구체적이고 촘촘하죠. 어떤 툴을 썼는지, 그 프로젝트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숫자로 표현하면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반면 임원 면접에 들어오는 사람은 그 자리에 없어도 되는 사람이에요. 실무 디테일은 이미 실무진이 걸러줬다고 믿거든요. 임원이 진짜 궁금해하는 건 "이 사람이 3년, 5년 뒤에도 이 조직 안에서 스스로 성장하며 남아있을 사람인가"라는, 조금 더 멀리 보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똑같이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를 말해보세요"라는 질문을 던져도, 실무자 면접에서는 문제 해결 과정의 디테일을, 임원 면접에서는 그 경험을 통해 바뀐 나의 관점과 가치관을 들려줘야 하는 거였습니다. 저는 그 차이를 몰랐던 게 아니라, 알면서도 같은 화법을 그대로 밀어붙였던 거였고요.


면접 단계별 합격 전략, 대기실에서 답을 바꿔야 한다면 무엇부터 손볼까


그렇다면 실무자 면접과 임원 면접 사이, 그 짧은 대기 시간에 무엇을 먼저 점검해야 할까요. 저라면 가장 먼저 제 답변에서 '숫자'와 '서사'의 비중을 다시 조정하겠습니다. 실무자 면접에서 강조했던 정량적 성과와 기술적 디테일은 그대로 두되, 임원 면접에서는 그 성과 뒤에 숨어 있던 선택의 이유와 그 과정에서 흔들렸던 순간을 솔직하게 꺼내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겁니다. 실제로 제가 겪어보니, 임원들은 완벽하게 정리된 성공담보다 "그때 이런 부분에서 고민했고, 그래서 이런 기준으로 결정했습니다"라는 사고의 흐름을 들었을 때 더 깊이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지원 동기를 말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무자 면접에서는 "이 직무를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면, 임원 면접에서는 "이 회사와 함께 내가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라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결국 면접 단계별 합격 전략이라는 것도 별게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앉은 사람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먼저 읽어내는 일이었던 셈입니다.


같은 하루, 같은 회사, 심지어 같은 질문지를 두고도 우리는 사실 두 개의 전혀 다른 시험을 치르고 있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날 대기실 창가에서 조금 덜 막막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GOfathomin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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