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면접 앞에서 유독 얼어붙는 사람들의 착각 (feat. AI역검이 진짜로 채점하는 건 표정이 아니다)


 요즘 채용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AI면접 후기 공유해요", "AI역검은 대체 뭘 보고 채점하는 거냐"는 글이 눈에 띄게 늘었더군요.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 IT·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이 신입 공채 서류 다음 단계에 AI면접이나 AI역량검사(AI역검)를 앞다투어 끼워 넣으면서, 관련 후기 글이 채용 커뮤니티 인기글 상단을 채우고 있다는 이야기가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도 화두라고 합니다. 저도 처음 온라인으로 AI면접을 준비하던 날, 웹캠 렌즈 하나 앞에 두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애꿎은 표정 연습만 며칠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AI는 표정이 아니라 '말의 결'을 채점하고 있었다


그때 저는 거울 앞에서 미소 짓는 각도까지 연습했습니다. 정작 실전에서는 화면 속 타이머가 줄어드는 것을 보는 순간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고, 목소리도 살짝 갈라졌습니다. 카메라가 제 표정을 점수로 매길 거라 믿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AI면접을 보고 나서 피드백 리포트를 받아보니, 정작 낮은 점수가 나온 항목은 표정이 아니라 답변의 논리 흐름과 핵심 키워드 밀도였습니다.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는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감지됐고, 정작 제가 손끝 떨림을 있은 채 술술 대답한 질문에서는 표정이 밋밋했는데도 점수가 높았습니다.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AI역검이 보는 건 '누가 더 웃었는가'가 아니라, 답변 하나하나가 얼마나 일관되고 구체적인 경험에서 나왔는가 하는 말의 결이었다는 것을요. 표정 관리에 쏟은 며칠이 사실은 방향이 완전히 틀린 준비였던 셈입니다.


AI역검 앞에서 힘을 빼야 진짜 실력이 보인다


이후로 저는 AI면접 준비 방법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거울 대신 녹음기를 켬니다. 질문을 읽고 바로 소리 내어 대답해본 뒤, 그 안에 제 진짜 경험이 몇 개나 들어있는지를 셉니다. 신기하게도 억지로 힘을 빼고 편하게 말할수록 문장이 더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이어지더군요. 타이머가 줄어들 때마다 느끓던 가슴이 답답해지는 감각도, 손끝 온도가 심하게 떨어지던 감각도 이제는 훨씬 덜해졌습니다. 표정을 꾸미려던 에너지를 답변의 구조를 다듬는 데 옮겨 쓰기 시작하자, 같은 질문에도 훨씬 밀도 있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AI면접이 낯설고 차갑게 느껴지는 건 카메라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여전히 사람 앞에서 웃는 법으로 그 앞에 서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AI역검 앞에서 얼어붙지 않는 사람들은 표정을 더 잘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더 정확한 언어로 옮길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온라인 AI면접이라는 렌즈 너머에 누가 있는지보다, 그 안에 담기는 말이 얼마나 나다운지가 먼저였던 겁니다.

EGOfathomin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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