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라는 함정: 애쓸수록 성장이 멈추는 이유 (feat.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의 배신)


 요즘 자기계발 커뮤니티와 스레드에서는 "완벽주의 극복"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게 자주 보입니다. 특히 최근 한 달 사이 "완료가 완벽을 이긴다(Done is better than perfect)"는 문장이 여러 계정에서 공유되며, '열심히'보다 '제대로, 그리고 일단'이 강조되는 흐름이 뜨렷해지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실에 앉아, 이미 다 외운 대사를 몇 번이고 다시 고쳐 쓰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완벽해지려는 마음이 사실은 '멈추고 싶은 마음'일 때가 있다


그때 저는 대사를 고치는 게 아니라, 무대에 오르는 순간을 미루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완벽주의는 흔히 성실함으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실패할 가능성 앞에서 몸을 사리는 방어기제인 경우가 많더군요. 준비를 끝없이 반복하는 사람은 결과를 마주하는 순간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는 겁니다.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과 시작을 회피하는 핑계는, 겉모습이 거의 똑같아서 스스로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완벽주의 극복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인 이유입니다.


80%에서 무대에 오르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간다


그 이후로 저는 어떤 준비든 '이 정도면 충분한가'가 아니라 '지금 무대에 오르면 뭘 배울 수 있는가'로 질문을 바꿔봤습니다. 실제로 같은 곱을 리허설만 열두 번 반복하다 결국 무대에 서지 못한 동료와, 리허설 세 번 만에 부족한 채 무대에 오른 후배를 나란히 지켜본 적이 있는데, 반년 뒤 실력 차이는 후배 쪽이 훨씬 크게 벌어져 있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된 100%의 무대보다, 부족함을 안고 오른 80%의 무대에서 배우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겁니다. 실전에서 드러나는 빈틈이야말로 다음 단계로 가는 가장 정확한 지도였고, 그 지도는 대기실에서 아무리 고쳐 써도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험은 저에게 성장 마인드셋이란 결국 '완벽'이 아니라 '반복해서 부딛치는 용기'라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완벽주의는 결승선을 미루는 가장 그럴듯한 이유가 되어주지만, 정작 성장은 부족한 채로 무대에 올랐던 순간부터 시작되곤 합니다.

EGOfathomin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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