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채용 커뮤니티에는 "AI 면접, 이거 진짜 믿어도 되는 거냐"는 글이 부쩍 자주 올라옵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 IT·금융권을 중심으로 몇몇 대기업이 신입 공채에서 AI 면접 결과에 대해 지원자가 직접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절차를 새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AI 역량검사(AI역검)가 사람을 얼마나 정확하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모양입니다. 저도 몇 해 전 처음 AI 면접을 앞두고,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상하게 더 위축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어도 반응이 없고 말이 조금 늦어도 재촉하지 않는 화면 앞에서, 손끝이 점점 차가워지고 제 숨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리던 그 순간, 저는 제가 잘하고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AI 면접이 최종 결정권자라는 믿음부터가 오해였다
그때는 이 화면 너머에서 알고리즘 하나가 제 운명을 곧바로 갈라놓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채용 실무를 들여다볼 기회가 생기면서 알게 된 사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AI 면접은 최종 합불을 내리는 심판이 아니라, 수백 수천 명의 지원자를 1차로 추려내는 필터에 가까웠습니다. 이상 신호로 분류된 지원자도 결국 사람 채용 담당자가 다시 들여다보는 절차가 뒤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완벽하지 않은 AI 면접 시스템이라는 걸 기업들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에 사람의 검토를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걸 알고 나서야 비로소 AI 면접 앞에서 느꼈던 그 막연한 공포의 절반이, 실체보다 부풀려진 상상에서 왔다는 걸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답변을 찾는 대신, 흔들리지 않는 루틴을 만들어야 했다
그 이후로 저는 AI 면접 준비 방식 자체를 바꿨습니다. 알고리즘이 좋아할 만한 표정과 어휘를 연구하는 대신, 조명이 일정한 자리를 미리 확보하고, 네트워크가 끊기지 않는 시간대를 골라 같은 자세로 여러 번 연습하는 쪽에 시간을 썼습니다. 실제로 많은 지원자들이 답변 내용보다 화면이 버벅이거나 마이크가 늦게 잡히는 사소한 기술적 문제 때문에 예상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전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몇 번의 실전 연습 끝에, 카메라 랜이 켜지는 순간마다 손끝에 맺혔던 식은땀이 어느새 덜 걸려지던 걸 돌이켜보면, 완벽한 대본보다 차분하게 가라앉힌 호흡이 먼저였다는 걸 깨닫게 되더군요. 결국 AI 면접 준비에서 지켜야 할 건 기계를 속일 완벽한 답이 아니라,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나만의 루틴이었던 셈입니다.
AI 면접이라는 낯선 관문 앞에서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했던 건 화면 너머의 알고리즘이 아니라, 그 알고리즘을 실체보다 훨씬 거대하고 완벽한 존재로 착각했던 우리 자신의 마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