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시선에서 다시 보는 채용의 기준??
블라인드 채용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질문을 마음속에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학교 이름은 가렸는데, 왜 결과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
“분명 제도는 바뀌었는데, 체감은 왜 그대로일까?”
이 질문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다.
지금의 채용 방식이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여전히 남아 있는지를 묻는 신호에 가깝다.
제도는 바뀌었다. 그런데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였다.
출신 학교, 지역, 배경이 지원자를 먼저 규정하던 관행을 끊어내겠다는 선언이었고,
실제로 서류 단계에서의 편향은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하지만 HR 현장에서 채용을 설계해 온 입장에서 보면,
블라인드 채용이 곧바로 ‘완전한 공정성’을 보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유는 단순하다.
채용의 마지막 판단은 언제나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면접관은 여전히 지원자의 말하는 방식,
사고를 전개하는 구조, 문제를 해석하는 관점,
그리고 태도의 일관성을 읽어낸다.
이름과 학교를 가린다고 해서
평가 기준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준은 더 미묘하고, 더 정교한 영역으로 이동한다.
기업이 보는 채용은 ‘기회’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다
기업의 입장에서 채용은 이상적인 선발이 아니다.
현실적인 선택에 가깝다.
이 사람이 우리 조직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블라인드 채용 환경에서도 기업은 여전히 이 질문을 놓지 않는다.
다만 판단의 근거가 눈에 보이는 스펙에서
말과 사고, 태도 같은 신호로 옮겨갔을 뿐이다.
그래서 채용 공정성은 단순히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줬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확장된다.
개인이 느끼는 불공정은 ‘모호함’에서 시작된다
지원자 입장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여기서 발생한다.
배경을 드러낼 수 없으니 설명할 기회도 줄어든 것 같고,
무엇이 평가 기준인지 더 알기 어려워졌다는 감각.
“공정하다고는 하는데, 도대체 뭘 보고 뽑는지 모르겠다.”
채용 공정성에 대한 불신은 대부분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제도는 공정해졌지만,
판단의 논리는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채용 이후, HR이 더 중요하게 보는 것
최근 HR 트렌드는 이 간극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블라인드 채용 이후 등장한 핵심 키워드는 ‘구조화’다.
질문을 표준화하고,
평가 항목을 명확히 하고,
주관적 인상을 줄이려는 시도들.
동시에 지원자에게도 더 높은 수준의 설명을 요구한다.
경험을 나열하는 사람이 아니라,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그 판단의 기준이 무엇이었는지를 말할 수 있는 사람.
채용 공정성은 이제
기회의 평등을 넘어
‘해석 능력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공정함은 제도가 아니라 ‘이해 가능성’이다
블라인드 채용이 던진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공정하다고 느끼는가.
출발선의 평등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평가 과정의 납득 가능성까지 포함해야 하는가.
HR의 시선에서 채용 공정성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기준이 명확하고,
판단의 이유가 설명 가능할 때
비로소 공정하다고 느낀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는지 이해할수록
결과는 더 이상 막연하지 않다.
그리고 다음 선택을 준비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평가의 논리가 얼마나 투명하게 작동하는가이다.
성장은 제도가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된다.
[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