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경험, 인턴 경험을 스펙으로만 쓰는 이들이 놓치는 면접의 본질


많은 지원자가 면접관 앞에 서면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다. 대기업 인턴 경험이 있고, 거기서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결과적으로 매출이나 효율을 몇 퍼센트 올렸다는 식의 무용담이다. 며칠 밤을 새우며 열정을 불태웠다는 고백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화려한 이야기 앞에서 면접관들의 표정은 생각보다 덤덤하다. 왜 그토록 고생해서 쌓은 인턴 경험이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일까. 성실하게 스펙을 쌓아온 이들이 면접장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보이지 않는 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수많은 기업의 채용 제도를 설계하고 면접관들을 교육해 오면서 내린 결론은 하나다. 면접관은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 경험을 통해 '어떻게 배우고 성장했는지'를 본다. 단순히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해낸 단순 경험은 기업의 관점에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인턴 경험이 진짜 무기가 되려면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배움의 구조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똑같은 환경에서 일하고도 누군가는 업무의 프로세스를 깨닫고, 누군가는 그저 시키는 문서 작업만 하다가 나온다. 기업이 인적성 면접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이 지점, 즉 새로운 환경에서 스스로 지식을 흡수하고 확장하는 역량이다.

과거의 채용 트렌드가 화려한 경력과 정량적인 스펙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HR 방향성은 철저하게 '학습 민첩성'과 '조직 적합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이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오늘 아는 지식이 내일은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이 실제로 보는 리스크는 일을 안 해본 사람이 아니라, 해본 일 외에는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다. 대단한 성과를 낸 인턴 경험이라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원리를 깨달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면접관은 그 성과를 지원자의 역량이 아닌 조직의 시스템 덕분이었다고 판단한다.

취업 준비생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늘 조급함으로 가득 차 있다. 한 줄의 스펙이라도 더 얹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여기저기 인턴 자리를 전전하지만, 정작 면접관이 던지는 "그 경험을 통해 우리 회사에서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얼어붙고 만다. 행동과 사고방식의 차이는 결국 질문을 던지는 태도에서 발생한다. 훌륭한 지원자는 인턴 경험을 단순한 이력서 한 줄로 대하지 않고, 조직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배운 기회로 해석한다. 이들은 상사가 왜 그런 지시를 내렸는지, 부서 간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되는지 관찰하며 자신만의 배움의 구조를 세운다. 면접장에서 빛나는 사람은 바로 이 구조를 명확한 언어로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경험의 양이 아니라 그것을 내면화하는 깊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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