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많은 학생들은 의지를 탓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내가 어떤 인지적 강점을 가진 학습자인가다.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 논리적으로 연결지어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짧고 집중적인 시간에 몰입하는 데 강한 사람도 있다. 이처럼 학습의 성패는 노력만이 아니라, 나의 두뇌가 가장 잘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서 갈린다. 이번 장에서는 ‘자기이해 및 성찰력’ 중에서도 기억, 집중, 논리 등 개인의 인지적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즉 ‘강약점 인식’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단순한 성향 파악이 아니라, 실질적인 학습 전략을 수립하는 기반이 된다.
자기 이해 부족 유형: 어디서 막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
이 유형의 학습자는 자신이 어떤 방식에 강하고 약한지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글로 정리하면 더 잘 외워지는지, 말로 설명할 때 이해가 빠른지, 혹은 시각 자료에 강한지 등에 대한 자각이 없다. 그래서 학습 전략을 세울 때도 막연하고, 실패했을 때도 “그냥 내가 부족해서”라고 결론짓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인지 경향을 탐색하는 간단한 실험이 필요하다. 같은 내용을 글로 정리해보기, 말로 설명해보기, 그림으로 정리해보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한 후 어떤 방법이 가장 잘 남는지 비교해보는 과정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중간형: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 알지만 전략화는 부족한 상태
중간형 학습자는 자신이 ‘어느 정도는 이런 스타일’이라는 감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조용한 공간에서 더 집중이 잘돼” 혹은 “이미지를 보면 오래 기억해” 등의 인식은 있지만, 이 정보를 구체적인 학습 전략으로 연결하는 데에는 일관성이 부족하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강점을 구체적인 전략으로 연결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예: 시각적 강점이 있다면 마인드맵을 자주 활용하고, 청각적 강점이 있다면 공부 내용을 녹음해서 반복 청취하는 식이다. ‘알고 있는 나’를 ‘활용하는 나’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기 점검 인지 유형: 자신의 두뇌 사용 설명서를 갖고 있는 사람
이 유형은 자신의 인지적 강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으며, 학습에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나는 아침 시간에 집중력이 가장 높아, 그래서 중요한 개념은 오전에 배치해”라든가, “기억보다는 논리적 흐름에 강하니까, 암기보다는 연결 구조로 이해하는 방식이 잘 맞아”와 같은 구체적인 인식과 전략이 결합되어 있다. 이들은 단지 ‘잘하는 방식’을 알고 있는 것을 넘어, 상황에 따라 학습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자기 점검력을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학습 실패도 곧바로 피드백 자원으로 전환되며, 지속적인 성장 흐름을 만든다.
학습은 노력 이전에 전략이다. 그리고 그 전략의 출발점은 ‘나’를 아는 것이다. 자신의 인지적 강점을 아는 사람은 공부의 방향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으며, 집중과 기억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나의 두뇌는 어떤 방식으로 가장 잘 작동하는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학습은 더 이상 무작정의 반복이 아닌, 나만의 설계로 바뀐다.
[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