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9. 정리한 대로 공부는 쌓이고, 요약한 만큼 생각은 깊어진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관찰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교과서를 읽고 같은 수업을 들어도, 어떤 아이는 노트를 베껴 쓰듯 적고 끝내고, 또 어떤 아이는 정보를 스스로 구조화하고 핵심을 뽑아내며 공부를 재구성한다. 공부는 외운 만큼이 아니라, 정리한 만큼 자기 것이 된다. 그리고 그 정리 방식이 단순히 ‘기억’에 머무르느냐, 아니면 ‘이해’와 ‘확장’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학습의 깊이는 완전히 달라진다.






기억만을 위한 정리에 그치는 아이

이 유형의 아이들은 정리를 ‘암기 도구’ 정도로만 여긴다. 필기를 하긴 하지만 교과서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거나, 선생님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데 집중한다. 문장이 많고 필기는 빼곡하지만, 핵심은 빠져 있고, 전체 흐름이나 맥락은 보이지 않는다. 공부가 막힐 때도 노트를 다시 읽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생각의 흔적이 아닌 정보의 나열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왜 이걸 적는지’부터 묻는 훈련이 필요하다. 정보를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말로 바꿔보거나 도식화해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정리는 행위가 아니라 사고 과정이며, 핵심을 뽑는 건 외우는 것보다 더 고차원적인 사고라는 점을 알려주어야 한다.





정리는 하지만 구조화가 부족한 아이

이들은 어느 정도 요약과 정리에 익숙하다. 포스트잇을 활용하거나, 단락별로 제목을 붙이는 등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리를 시도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 간의 연결이 약하고, 전체 구조보다는 단편적 정리에 머무르기 쉽다. 그래서 복습을 할 때도 “아 이건 어디 있었지?” 하며 노트를 넘기기 바쁘고, 서로 관련 있는 개념들을 하나로 엮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에게는 단순한 요약을 넘어서, 정보 간 관계를 시각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인드맵, 흐름도, 비교표 같은 도구를 활용해 지식을 ‘그림’으로 정리해보게 하면, 정리가 곧 사고의 틀로 작동하게 된다.





정보를 구조화하고 재구성할 줄 아는 아이

이 유형의 아이는 노트 한 장만 보면 그날의 수업 흐름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내용을 요약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보 사이의 관계와 개념 간의 구조를 파악해 정리한다. 글머리표만 봐도 핵심이 떠오르고, 그림 하나로 흐름이 잡힌다. 이들은 단순히 ‘기억’을 위한 정리를 하지 않는다. 정리를 통해 자신의 사고를 정돈하고, 학습을 구조화하며, 개념을 내면화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열심히 정리하기’가 아니라, 자신의 정리 방식이 어떻게 사고방식과 연결되는지를 성찰하는 언어다. “나는 왜 이렇게 정리했을까?” “이 방식이 어떤 사고 흐름을 보여줄까?” 이러한 메타인지는 더 깊은 수준의 학습으로 이끄는 디딤돌이 된다.

공부는 기억보다 정리, 정리보다 구조다배운 내용을 ‘정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복습을 잘하기 위함이 아니다. 생각을 조직하고, 개념을 연결하며, 지식을 내면화하는 과정 그 자체다. 정리를 잘한다는 것은 결국, ‘외운다’는 말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말로 바꾸는 힘을 가진 것이다. 공부의 실력은 머리에 든 정보량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떤 구조로 묶어낼 수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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