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학습에서 겪는 가장 흔한 혼란 중 하나는 바로 ‘순서’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학습은 자꾸 뒤로 밀린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의지’가 아니다. 스스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분배할 수 있는 우선순위 조절력이다. 우선순위 조절은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능력이다.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고,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은 일종의 학습 전략이며, 동시에 삶의 전략이기도 하다.
항상 급한 일에만 몰두하는 아이
이 유형의 아이들은 마치 언제나 불이 난 것처럼 움직인다. 숙제를 마감 당일에 급하게 시작하고, 시험 공부는 전날 벼락치기로 끝낸다. 중요한 독서나 탐구 활동은 “지금은 바빠서 못 해요”라는 말로 미루어진다. 급한 일들에 에너지를 쏟다 보니, 정작 학습의 깊이나 방향성은 확보되지 않는다. 이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계획을 세워라’는 말이 아니다. 그보다는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과 긴급하진 않지만 정말 중요한 일을 구별하는 감각을 길러주는 것이다. 일정표를 색으로 분류하거나, 매일 하루를 시작하기 전 ‘오늘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적는 습관이 작은 시작이 될 수 있다.
무엇이 먼저인지 망설이는 아이
두 번째 유형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음에도, 그 중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해 시간을 흘려보낸다. 결국 손에 익은 과제, 쉬운 과제부터 손대기 마련이고, 중요한 과제는 ‘시간 있을 때 하자’며 미뤄진다.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일의 ‘무게’를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단순히 마감일이 가까운 순서가 아니라, 그 과제가 자신의 목표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따져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중요도-긴급도’ 매트릭스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처음엔 번거롭지만, 익숙해지면 스스로 정리하는 힘이 생긴다.
중요한 것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아이
이 유형은 계획을 세우는 데 능숙하고, 우선순위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일정 변화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정해진 루틴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한다. 과제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집중할 대상을 구분하고, 오늘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를 자연스럽게 판단한다. 다만, 이런 아이들도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효율성과 완벽함을 중시한 나머지, 융통성을 잃거나 계획이 어긋났을 때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하되, 여유와 조절력을 함께 갖추는 것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건 결국, 공부를 많이 한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우선순위 조절력은 단순한 정리 능력을 넘어, 자신을 책임지는 힘이기도 하다. 삶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그 순간마다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중요한 것을 먼저 보는 눈이다.
[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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