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과가 모두 '가짜'처럼 느껴질 때 당장 바꿔야 할 '이것' (feat. 무대 위 가면 증후군 탈출기)


최근 한 달간 링크드인이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묘한 공통점이 하나 발견되더군요. 겉보기엔 번듯한 직장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이른바 '갓생' 러너들인데, 정작 속으로는 "언젠가 내 실력이 뽀록(?)날 것 같다"며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는 글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SNS를 통해 타인의 정제된 하이라이트와 나의 지난한 비하인드를 24시간 비교하게 되는 시대적 피로감이 만들어낸 씁쓸한 풍경이기도 하죠. 우리는 이것을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 부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 이 지독한 마음의 병을 앓았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무대에서 '빈지게'와 '누이'를 부르며 1위를 거머쥐었을 때의 일입니다. 쏟아지는 박수갈채를 뒤로하고 대기실로 돌아왔을 때, 제 가슴을 채운 건 환희가 아니라 서늘한 공포였습니다. '대진운이 좋았을 뿐이야. 심사위원들이 내 진짜 얄팍한 밑천을 눈치채지 못한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목소리는 밤새도록 저를 괴롭혔습니다. 다가오는 백봉가요제 무대를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는 요즘도, 가끔 호흡이 달릴 때면 어김없이 그 서늘한 유령이 어깨에 내려앉아 속삭이곤 합니다. 넌 아직 진짜가 아니라고 말이죠.

하지만 수많은 무대 위에서 깨지고 부딪히며 얻은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가면 증후군을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두는 한, 우리는 결코 다음 스텝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요.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자기 겸손이 멘탈을 갉아먹는 방식

가면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성과를 끊임없이 외부의 요인으로 돌립니다. 타이밍이 좋았고, 주변 사람들이 도와줬으며, 우연히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고 말하죠. 처음에는 이것이 미덕이자 겸손인 줄 압니다.

하지만 무대 위 혹은 현장에서의 압박감이 극에 달하는 순간, 이 가짜 겸손은 치명적인 독으로 돌아옵니다. 스스로가 자격이 없다고 믿는 순간, 목소리에는 미세한 떨림이 섞이고 행동은 방어적으로 변하거든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기인 묵직한 중저음의 감정선이나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은, 역설설적이게도 '내가 이 무대의 주인'이라는 오만하리만치 단단한 확신이 없으면 절대 뿜어져 나오지 않습니다.

면접장이든, 중요한 클라이언트와의 PT 자리든, 새로운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은 순간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쓴 가면이 벗겨질까 봐 두려워 웅크리는 사람의 에너지는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스스로를 '운 좋은 가짜'로 규정하는 순간, 여러분이 가진 진짜 잠재력조차 그 가면에 짓눌려 질식해버리고 마는 것이죠.


조명을 의심하지 마세요, 그저 묵직한 감정에 몸을 던질 뿐

그렇다면 이 지독한 가면 증후군에서 어떻게 탈출해야 할까요? 해답은 '나 자신'에게 쏠려 있던 날 선 화살표의 방향을, '내가 전해야 할 메시지(본질)'로 휙 돌려버리는 데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켜질 때, "내가 이 조명을 받을 자격이 있나?"를 고민하는 대신, 그저 지금 부르는 곡의 애절한 가사와 감정에 온몸을 내던지는 겁니다. '내 실력이 가짜면 어때, 적어도 지금 이 노래를 부르며 느끼는 내 감정과 이 공간의 밀도만큼은 진짜인데.' 이렇게 생각의 스위치를 전환하는 순간, 짓누르던 불안감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오롯이 퍼포먼스에만 몰입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성과를 내셨다면, 누군가 여러분을 인정해 주었다면, 그 사실 자체를 그냥 건조하게 수용하세요. 여러분이 속한 조직이나 심사위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그들이 여러분에게 기회를 주고 박수를 보냈다면, 그것은 온전히 여러분이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만들어낸 정당한 결과값입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대신, 여러분을 믿어준 그들의 안목을 차라리 믿어보세요.

가면 증후군은 성장을 멈춘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지금 내 능력치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발돋움하고 있기에, 그 낯선 공기가 두려워 뇌가 보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성장통'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작아지게 만드는 '가면 증후군'의 목소리는 어떤 형태를 띠고 있나요? 

처음 팀장을 맡았을 때, 혹은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내고 불안했던 순간, 여러분은 그 묘한 두려움을 어떻게 넘어서셨는지 궁금합니다. 직급과 연차를 떠나, 치열하게 현장을 부딪쳐온 여러분만의 생생한 극복기를 댓글로 나누어주세요. 여러분이 지나온 그 묵직한 경험담이, 오늘 밤 스스로를 가짜라 책망하며 잠 못 이루는 누군가에게는 가장 확실한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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