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좀 부족해 보이시네요’라는 말을 들은 그 3초, 합격을 가른 건 해명이 아니라 ‘이것’이었습니다 (feat. 면접관이 경력의 양보다 먼저 확인하는 한 가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면접장에서 사람을 가장 크게 흔드는 말은 탈락 통보가 아니더군요. “경험이 조금 부족해 보이시네요”라며 면접관이 웃으며 건네는 그 한마디죠.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없는 경력을 억지로 부풀리거나 “사실은 저도 해봤습니다” 하고 변명처럼 방어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수백 번의 면접을 지켜보고 또 겪으면서 깨달은 건, 바로 그 3초의 반응이 합격과 탈락을 가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요즘 채용 시장의 결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몇 년 치 경력을 채워 넣은 이력서보다, ‘이 사람이 낯선 문제 앞에서 얼마나 빨리 배우고 방향을 잡는가’를 보려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죠. 소위 말하는 ‘러닝 어질리티(learning agility)’, 즉 학습 민첩성이 스펙의 두께보다 앞자리에 놓이기 시작한 겁니다. 경력의 공백이나 부족을 약점으로만 여기던 시대가 조용히 저물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경험이 부족해 보인다’는 그 뉘앙스 앞에서, 우리는 대체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요.

면접관이 ‘경험 부족’이라고 말할 때, 사실은 다른 걸 재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오해부터 풀고 싶습니다. 면접관이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건, 정말로 경력 연차가 모자라서가 아닌 경우가 훨씬 많더군요. 그들이 진짜로 궁금해하는 건 “이 사람이 자기 부족함을 어떻게 대하는가”입니다. 방어적으로 숨기는지, 아니면 담담히 인정하고 그 위에 자기만의 서사를 쌓는지를 보는 거죠.

예전에 함께 일하던 후배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프로젝트 규모가 저희가 찾는 것보다 작네요.” 그 친구는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맞습니다. 규모는 작았지만, 그 안에서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졌던 덕분에 오히려 전체 흐름을 손끝으로 익힐 수 있었습니다.” 면접관의 표정이 그 순간 바뀌더군요. 부족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부족함이 만들어 준 밀도를 꺼내 보인 겁니다. 결국 경험의 ‘양’을 묻는 질문에 ‘질’과 ‘태도’로 답한 셈이죠.

‘부족함’을 ‘방향’으로 바꾸는 30초 답변의 설계

그래서 저는 이 상황을 위한 답변을 미리 세 겹으로 접어 두라고 권합니다. 첫 겹은 ‘인정’입니다. “네, 그 부분의 경험은 아직 깊지 않습니다.” 회피하지 않는 이 한 문장이 오히려 신뢰를 엽니다. 둘째 겹은 ‘연결’이죠. 부족한 경험과 맞닿아 있는, 내가 실제로 해낸 인접 경험을 하나 꺼내 다리를 놓는 겁니다. 마지막 겹은 ‘방향’입니다. “그래서 입사 후 이걸 어떻게 빠르게 메우겠다”는 구체적인 학습 계획으로 마무리하면, 면접관은 부족함 대신 성장 가능성을 기억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이걸 외운 티가 나지 않게, 내 언어로 소화해 두는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오늘 받은 뻐근한 질문 하나를 노트에 적고, 그 답을 세 겹 구조로 다시 써 보는 복기 습관 하나면 충분합니다. 다음 면접에서 같은 뉘앙스가 날아왔을 때, 흔들리는 대신 방향을 가리킬 수 있게 되니까요.

경험이 부족하다는 말은, 어쩌면 아직 채워지지 않은 여백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면접관이 정말 보고 싶은 건, 그 여백을 마주한 당신의 눈빛이 흔들리는지 아니면 이미 그 다음을 향하고 있는지가 아닐까요.

EGOfathomin

To Fathom Your Own Ego, EGOfathomin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