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9. 계획이 나를 이끄는가, 순간이 나를 움직이는가: 행동 성향이라는 두 가지 루트

누구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그 길을 어떤 방식으로 밟아 나가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시작하기 전에 계획표부터 꺼낸다. 무엇을 할지, 언제까지 할지, 어떻게 할지를 정리한 후에야 마음이 편하다. 반면 어떤 사람은 오늘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 다소 즉흥적일 수 있지만, 예기치 않은 변화에도 민첩하게 대응한다.

이번 장에서는 이러한 ‘행동 성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학습자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고 실행에 옮기는지를 보여주는 기질로, 일과 학습을 대하는 태도와 전략, 몰입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계획형 학습자는 일정과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동기와 안정감을 느낀다. 이들은 사전에 계획한 루틴을 충실히 따르며, 예기치 못한 변수를 피하고자 한다. 하루를 미리 정리된 시간표로 시작하고, 목표와 마감일이 분명할수록 더 높은 몰입을 보인다. 다만, 예기치 못한 변화나 유동적인 과제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일정의 유연성을 일부 확보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즉흥형 학습자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 이들은 계획 없이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집중이 오는 순간을 포착해 에너지를 집중한다. 예측 불가능한 과제나 비정형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학습 계획이나 꾸준한 루틴을 유지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즉흥형에게는 결과가 아닌 ‘몰입의 순간’을 중심으로 학습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동형 학습자는 상황과 필요에 따라 계획적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유연하게 흐름을 따르기도 한다. 이들은 일정이 너무 빡빡하거나, 반대로 아무 구조도 없을 경우 몰입이 어려워지므로, ‘기본 계획 + 유연한 선택지’ 방식의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다.

행동 성향은 효율적인 학습을 위한 ‘길 찾기 전략’이다. 누군가는 정해진 루트를 따라 움직이며 효율을 끌어올리고, 또 누군가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돛을 조절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길 찾기 방식을 알고, 그에 맞는 환경과 전략을 갖추는 일이다.

학습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방향은 성향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