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며 배운다. 그런데 같은 정보를 놓고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 때 가장 익숙하고, 빠르게 이해되며, 기억에 오래 남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 차이는 단순한 학습 취향이 아니라, 정보 수용의 근본적인 감각 성향에서 비롯된다.
이번 장에서는 학습자가 외부 자극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구분되는 세 가지 정보 수용 성향을 소개한다. 단순한 ‘시각형 vs 청각형’ 구분을 넘어서, 정보가 뇌에 입력되고 정리되는 방식의 뿌리 깊은 차이를 이해해보자.
인지 기반 수용 성향: 정보를 눈으로 정리하는 사고 흐름
인지 기반 수용형 학습자는 시각적이고 정적인 정보에 더 익숙하다. 이들은 이미지, 다이어그램, 그래프 등 시각 자료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이해하며, 읽기와 쓰기 중심의 학습 방식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노트 필기, 요약 정리, 도식화된 개념 지도가 이들의 대표적인 학습 전략이다. 정제된 텍스트를 바탕으로 스스로 사고의 흐름을 조직하며, 반복 학습을 통해 이해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강점을 보인다.
경험 기반 수용 성향: 몸과 감각으로 체득하는 학습
경험 기반 수용형은 말소리, 실시간 설명, 신체 움직임 등 동적인 감각 자극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다. 이들은 말로 설명을 듣거나, 직접 움직이며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 내용에 몰입한다. 듣고 말하기를 주고받는 상호작용 상황이나 실제로 손을 써보는 실습 활동에서 집중력이 발휘되며, 개념보다는 상황과 맥락을 통해 사고가 활성화된다. 이들에게는 ‘겪어본 것’이 곧 ‘이해한 것’이다.
혼합형 수용 성향: 상황에 따라 학습 도구를 유연하게 전환하는 힘
혼합형 수용자는 인지 기반과 경험 기반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닌다. 강의를 들으며 필기를 정리하거나, 시각 자료를 보면서도 직접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확장한다. 상황에 따라 어느 감각이 더 유효한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은 이들의 강점이며, 다양한 학습 환경에서 두루 적응력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단, 감각 선택의 기준이 불명확할 경우에는 집중력이 분산되거나 몰입이 떨어지는 어려움도 경험할 수 있다.
정보 수용 감각은 학습자가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눈으로 정리하느냐, 몸으로 체험하느냐, 혹은 둘 다를 오가는가. 이 차이를 인식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에 집중할 때, 학습은 단지 '외우는 것'을 넘어 ‘내 것이 되는 것’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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